어릴 때 레고® 세트를 가지고 놀아봤다면 아마 공감하실 거예요. 한때 얼마나 좋아했었고 또 얼마나 즐거운 추억이 담겨 있는지!
설령 가질 여건이 못 돼서 그저 형제자매한테 가끔 빌려서 만져봤을 뿐이라 하더라도, 당시 느꼈던 재미와 창의적 영감의 기억만큼은 지금도 아마 생생할 걸요.
그래서 말인데, 잠시만 과거로 돌아가볼까요? 우리와 함께, 정말 오마주를 받을만한 올드 클래식 몇 가지를 다시 만나보고, 더불어 신상품 세트도 한두 가지 둘러보고 오시죠.
경고: 80-90년대에 성장기를 보낸 분이라면 심각한 향수병을 앓게 될 수도 있으니 마음의 준비를…
분열된 우주
1980년대 후반에 접어들면서 레고 클래식 우주 테마에 두 파벌이 등장했어요. 바로 시민 우주 탐험가들로 구성된 퓨트론과 악당들이 모여 결성한 블랙트론이 그들이었죠. 그런데 그들의 비대칭형 우주선 하나가 정말 전설이었잖아요! 그래서 우리가 최근 들어 그걸 업스케일 버전의 블랙트론 레니게이드로 재현해냈다는 것 아니겠어요. 보셨는지 모르겠지만, 행성 탐사용 로버 드롭 포드, 랜딩기어, 윙 마운트 스페이스 스피더 2대가 새로 추가되었을 뿐 아니라, 1980년대의 레고 에일리네이터로 바꿔 조립할 수도 있다니까요. 우주를 좋아하거나 행복했던 80년대의 어린 시절을 기억하는 모든 이를 위한 완벽한 세트라 감히 말해도 되겠죠? 우주선을 손에 들고 입으로는 요란한 엔진음을 내면서 집안을 뛰어다니지 않았던가요?
테마의 시작
1978년은 레고 그룹에게 참으로 특별한 해였어요. 이른바 “테마”라는 새로운 아이디어가 이때 창안되었거든요. 테마란 쉽게 말해 특정한 세계를 중심으로 구성된 세트의 모음을 의미해요.
그 전까지만 해도 모든 레고 세트는 따로따로 출시되었으며 서로 연관성이 없었어요. 그런 점에서 테마는 실로 참신한 아이디어였죠. 누구나 자신만의 조립 세상을 하나하나 키워갈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잖아요.
다만 최초의 테마는 단 세 가지 뿐이었는데, 바로 우주, 성, 그리고 타운이었어요.
테마를 발전시키고 창의적 놀이의 기회를 넓히기 위해서는 당연히 뭔가가 더해져야겠죠. 그래서 태어난 것이 바로 현대의 레고 미니피겨랍니다. 신체 부품의 상호 교체가 가능하고 고정된 얼굴 표정을 가진 미니피겨가 이때 처음 만들어졌고, 곧이어 기사, 의사, 우주비행사를 비롯한 20개의 오리지널 캐릭터가 등장하는 최초의 세트가 세상에 나오게 된 것이죠.
검, 방패, 마법
레고 캐슬 테마는 원래 하나의 세트로부터 시작되었어요. 노란색 성, 한 무리의 기사, 두어 마리의 브릭 조립식 말, 그리고 다양한 방패 문양이 등장하는 세트였죠.
그런데 얼마 후 그게 확장되기 시작하면서 심지어 파벌까지 생겨났지 뭐예요. 블랙 팔콘, 포레스트맨, 울프 팩, 드래곤 마스터 등등… 그리고 당연히 캐릭터와 스토리라인이 다채로워지기 시작했고요.
요는, 빈티지 레고 캐슬 테마가 꼭 과거의 일만은 아니라는 거예요. 애초부터 미래를 바라보고 새로운 지평을 열어갈 계획이 있었다는 거죠. 예를 들어, 최초로 인간이 아닌 미니피겨(레고 고스트 미니피겨)를 만들었고 개별적으로 이름이 붙은 미니피겨(파란색 마법사 매지스토)를 처음 출시했던 것이 다 그런 계획의 일환이었다는 거 아니겠어요.
얼마 전에 출시된 레고 사자 기사의 성은 이 사랑스러운 테마의 미래상을 예고하는 대표적인 세트예요. 4,500개를 살짝 넘어서는 부품 수, 여왕, 기사, 궁수, 마법사, 숲속 사람들을 비롯한 22개의 미니피겨, 숨겨진 통로, 움직이는 벽, 비밀 은신처 등의 다채로운 구성을 자랑하는 이 세트는 그야말로 수천 가지의 이야기가 담겨 있는 무한한 놀이의 보고라 할 만해요.
원숭이, 상어, 해골
비록 첫 번째 파도를 타지는 못했지만 재미있는 테마가 또 있어요. 바로 머나먼 땅을 찾아 망망대해를 떠도는 레고 해적들 말이에요.
1989년에 처음 등장한 레고 해적 테마는 운명적으로 흥미진진할 수밖에 없었어요. 해골 깃발을 휘날리는 범선, 머나먼 섬에 보물을 파묻고 있는 해적 무리, 소란스러운 해적들 사이에서 끊임없이 벌어지는 싸움, 멋진 제복을 입은 제국의 군대… 이야기거리가 어디 하나둘인가요?
아니나 다를까, 브로드사이드 주지사와 외다리, 외팔, 외눈의 레드비어드 선장 사이에서 최초의 전투가 벌어졌고, 뒤이어 여러 해에 걸쳐 수많은 캐릭터와 세트가 줄을 이었죠.
우리가 이번에 새로운 해적 세트를 출시하게 된 것도 해적 테마가 이렇게 멋지기 때문 아니겠어요! 레고 아이콘 엘도라도 요새는 1989년의 엘도라도 요새 세트를 기반으로 디자인되었어요. 멋진 포탑과 경계를 서고 있는 제국군 소대의 병사들까지, 바로 느낌 오시죠?
물론 해적들도 안에 숨겨진 황금을 약탈하려면 고생을 좀 해야 할 거예요. 하지만 꾀많은 해적들은 늘 방법을 찾아내잖아요.
자, 그럼 다음 번 조립 모험을 찾아 또 항해를 시작해볼까요? 새로 나온 레고 해적 세트를 향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