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세히 볼수록 오묘한 빈센트 반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

별이 빛나는 밤은 실로 평생 봐도 질리지 않을 거예요. 그런데 매번 돌아설 때마다 뭔가 놓친 것 같지 않나요? 사실 그런 마성의 매력 때문에 이 풍경화가 시대를 초월한 명작으로 꼽히는 것이지만요. 그저 보면 빠져들게 된다니까요.

다른 선구적인 천재들처럼 반 고흐도 생전에는 제대로 평가를 받지 못했어요. 하지만 그가 남긴 유산이 얼마나 컸으면 이렇게 수 세대가 지난 지금까지도 우리의 마음을 울리는 것일까요!

실제로 별이 빛나는 밤은 레고® 팬 디자이너 트루먼 쳉에게도 깊은 감명을 주었으며, 급기야 그는 놀라운 상상력으로 이 유명한 그림을 3D로 재구성하여 레고 아이디어에 출품해요. 결국 그의 작품은 레고 아이디어 커뮤니티에서 10,000표 이상을 끌어모았고, 이렇게 실제 레고 세트로 나오게 된 것이죠.

게다가 이 특별한 세트의 출시에 맞춰 실제 그림을 가까이에서 볼 기회가 생겼지 뭐예요! 고맙게도 MoMA(뉴욕 현대 미술관) 측에서 각종 온라인 리소스를 비롯하여 많은 도움을 준 덕에…

장면의 설정

반 고흐는 1889-90년에 걸쳐 12개월 동안 남부 프랑스의 셍 헤미에 위치한 생 폴 드 모졸 요양원에 머물렀으며, 그때 창을 통해 본 풍경에서 영감을 얻어 이 그림을 그렸어요.

그런데 그림을 실제 지형지물과 대조해보면 정확히 똑같지를 않답니다. 그 이유는 그가 직접적인 관찰뿐 아니라 화가의 상상력, 기억, 그리고 감성을 바탕으로 화면을 재구성했기 때문이에요.

이에 대해서는 MoMA의 웹 사이트에도 설명이 되어 있어요. “별이 빛나는 밤은 눈에 보이는 것으로부터의 명백한 이탈을 통해 시각적인 놀라움을 자아낸다… 반 고흐는 밤과 자연에 감성적 언어를 더하여 실제 모습과는 많이 다르게 그림을 그려냈다.”

자, 그럼 지금부터 이 걸작품을 좀 더 자세히 살펴보기로 하죠.

밤하늘

자, 어디서부터 시작해볼까요? 아무래도 반 고흐가 색상, 형상, 그리고 유명한 붓터치를 통해 아름답게 재현해낸 별빛 가득한 밤하늘부터 살펴보는 것이 순서겠죠?

이러한 기법을 통해 밤하늘을 마치 살아 움직이듯 생동감 넘치고 초현실적으로 표현해냈다는 것이 볼수록 놀라울 뿐이에요.

단, 그게 다 상상의 산물만은 아니랍니다. 당시 남부 프랑스의 하늘에는 반 고흐의 그림에 보이는 바로 그 위치에(중앙에서 약간 왼쪽) 금성이 떠 있었고, 붓터치를 통해 표현된 것처럼 빛을 발하고 있었거든요.

MoMA의 설명문을 좀 더 읽어볼까요? “휘감아도는 듯한 하늘의 형태가… 천문학 보고서에 의하면… 일명 성운이라 부르는 우주 구름의 형태와 정확히 일치한다.”

별과 달, 휘몰아치는 바람… 가까이 다가가 보는 순간 역동적으로 요동치는 밤하늘 속으로 빨려들어가고 말 걸요!

우주의 신비

별이 빛나는 밤는 천문학적 관점에서도 꽤나 흥미로워요. 천체물리학자 제나 레빈이 최근 MoMA 팟캐스트에서 뭐라고 했는지 잠시 들어볼까요?

“나는 이 그림을 볼 때마다 미술과 과학의 관점에서 공히 이런 생각이 들어요. 주관성과 객관성의 경계를 넘나든다는 것이 바로 이런 느낌이구나.”

“미술과 과학의 공통점이 바로 호기심, 그러니까 이 세상에 대해 의문을 품는다는 것 아니겠어요? 세상을 다르게 바라보고, 자기 자신을 다르게 바라보고… 그리고 사람들에게 이렇게 말하는 거죠. 인간인 채로, 하지만 전 우주적인 관점에서 자기 자신을 바라보라고.”

반 고흐도 동생에게 보내는 편지에 “희망은 별에 있다”는 글을 쓴 적이 있는데, 왠지 그의 마음이 비쳐보이는 것 같아요. 아마도 별이 빛나는 밤은 더 나은 무언가에 대한 꿈이나 희망의 표현이 아니었을지…

아래쪽의 마을

반 고흐는 시각적 대비를 작품에 많이 활용한 것으로 유명해요.

이 그림에서도 역동적이고 밝은 하늘 아래에 조용한 마을이 대비를 이루고 있는 모습이 개인적으로 마음에 드는 걸요.

이러한 대비가 의도적이라는 사실은 MoMA의 설명문을 봐도 알 수 있어요. “언덕 아래에 펼쳐져 있는 마을은 전혀 다른 곳의 경관이다. 고흐가 있던 창가에서는 이게 보이지 않는다.” 그리고 자세히 보면 교회의 첨탑이 네덜란드(고흐의 고향이죠)에서 흔히 보이는 모습을 하고 있어요. 프랑스가 아니라요.

반면, 배경의 산들을 보면 주변의 지형을 그대로 보고 그린 것이 틀림없어요. 왼쪽의 삼나무도 마찬가지고요. 비록 실제보다는 훨씬 가깝게 표현되어 있지만요.

그림의 재해석

반 고흐의 색상과 붓터치는 워낙 독특하죠. 실제로 트루먼도 그걸 보고 상상력과 영감이 솟구쳤고 독특한 레고 아이디어 작품을 창안해낼 수 있었어요.

“별이 빛나는 밤은 그의 대표작이자 최고의 작품이에요. 사실 오래 전부터 그의 작품을 테마로 레고 창작품을 하나 만들고 싶었는데, 적당한 조립 스타일을 찾지 못하고 있었어요.”

“그러다가 어느날 레고 부품을 갖고 놀던 중에 레고 조립판을 대충 간격을 띄워서 겹쳐 쌓아봤는데, 반 고흐 특유의 붓터치와 비슷한 느낌이 들더라고요. 그리고 곧이어 이런 조립 스타일로 그림 전체를 재현한다면 그 모습이 어떨까 궁금증이 일었죠.”

“그래서 원화와 비슷하게 모델을 구성하고 상상력을 더하여 3D의 형태로 디자인을 해보았어요.”

어떤가요? 반 고흐의 팬이라면 누구나 이 세트를 당장 집에 들이고 싶겠죠! 별이 빛나는 밤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mo.ma/starrynight 페이지를 참조하세요.